사춘기 아들과의 대화, 오늘도 실패했지만
“오늘도 아들과 대화 실패! 하지만… 괜찮은 걸까?”
아침 7시, 빵 굽는 냄새와 함께 작은 전투가 시작된다.
상대는 중2병 레벨 만렙, 나의 둘째 아들, 쿤.
“일어났어?”
“…응.”
“빵 구웠어. 토마토랑 베이컨도 넣었어.”
“…아 그래.”
“…맛은 어때?”
“…음.”
(아무 대답 없는 것보다 더 아픈 ‘음.’)
<이야기를 꺼낸 건 나였는데>
“그 얘기 말인데… 너 어제 그 친구랑 왜 싸웠어?”
“아 몰라. 그냥 됐어.”
“그냥은 없지. 뭔가 있었을 거 아냐.”
“아 진짜 귀찮게 왜 그래.”
문이 ‘철컥’ 닫히는 순간,
나는 거실에서 진한 고구마 한 입을 베어문다.
답답해서, 울컥해서,
그런데… 또 괜히 미안하다.
< 대화는 마라톤이라던데>
누군가는 말했다.
사춘기 아들과의 대화는, 초인종만 누르고
도망가는 느낌이라고.
맞다. 정말 공감 백배.
하지만 그날 저녁,
쿤이 내 방 앞을 어슬렁거리다 말했다.
“아까… 그 친구랑은 그냥 좀 오해였어.”
“…응?”
“내가 말 실수했나 봐. 미안하단 말은 했어.”
말은 짧았지만,
그 한마디에 하루치 피로가 녹는다.
<실패처럼 보여도, 실패가 아니었다>
‘실패했다’고 느꼈던 그 대화,
알고 보면 씨앗처럼 뿌려졌을지도 모른다.
오늘은 움트지 않았을 뿐.
언젠가 그 마음이 자랄 날도 오겠지.
“왜 그렇게 말했을까…”
“이건 어떻게 받아줘야 할까…”
그 수많은 반추 끝에도 우리는
내일 또 같은 말을 건넬 것이다.
“오늘은, 말 좀 나눌 수 있을까?”
<사춘기 아들과 살아보니 알겠다>
말은 짧아지고 표정은 무표정해지고
방은 문 닫히고 마음은 벽 생기고
하지만 그 안에서도
우리는 서로를 향해 아주 천천히
걸어가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.
그리고…
내일 아침도
나는 다시 묻겠지.
“빵은 구웠는데, 식기 전에 먹을래?”
실패해도 괜찮아.
‘시도하는 부모’는 이미 절반은 성공이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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